4월 4일 저녁부터 왼쪽 팔꿈치가 저리며 조금씩 아프기 시작했다. 소파에서 잠시 졸았는데 그래서 그런가 했다. 그리고 등에 뭔가 느껴져 손가락으로 더듬으니 부푸름이 만져졌다. 벌레에 물렸나 해서 파스를 발랐다.
밤에 자는데 팔이 너무 아파 깼다. 3시였다. 근육통인 것 같아 시간이 지나면 나으려니 했다.
다음날 매형이 점심을 먹자고 불렀다. 술자리가 이어졌다. 농담처럼 술마시면 풀린다며, 마셨다.
그날밤, 술이 취했는데도 팔이 아파 잠을 깼다. 2시반.
토요일, 숙취로 오전을 헤매고 오후에 병원에 가려니 여의치 않았다. 밤에 아파 2시간만에 깼다. 어찌나 아프던지 팔을 자르고 싶었다. 낮에는 그냥저냥 했고, 팔을 움직이거나 일상 생활하는 데는 불편은 없었다. 그런데 밤만 되면 지독히 아팠다. 일요일 밤이 걱정되었다. 다행히 4시간을 잘 수 있었다. 그런데 등에 난 부푸름은 더 커지고 조금씩 옆으로 번지고 있었다.
8일, 월요일 아침 병원 문여는 시간 전에 병원에 갔다. 정형외과에 갔다. 30분을 기다려 진료를 받고.
엑스레이를 7~8회는 찍고 의사의 진료를 받았다. 목에 디스크가 있고 고개를 이리저리 팔도 이리저리... 움직일 때 아프지는 않다고 했다. 갸우뚱?, 해결이 안되면 수술을 해야 할지 모른단다. 처방전을 받고, 물리치료를 받으란다. 물리치료실에서 등에 부황같은 걸 하는데 치료사 왈, 대상포진 같은데... 등에 난 부푸름을 보고 그랬다. 무심히 들었다. 몇가지 더 과정을 하고 병원을 나와 차에 타고, 등에 난 게 왜 가라앉지 않나? 기왕 나온김에 피부과라도 가보자 싶어 가까운 피부과 병원에 갔다. 손님이 거의 없다. 바로 의사의 진료를 받았다. 등을 보여줬다. 첫마디가 대상포진이네요. 이런다. 그제사 내 상황들이 명확해졌다. 근육통이나 디스크 라면 움직이는게 불편했을텐데, 마냥 아프기만 했고 아프기 시작할 때 등에 부푸름이 생겼던게 모두 대상포진을 가리키고 있었던 것이다. 주사를 맞고 엘이디 레이저 치료(?)란 것을 하고 처방받은 약을 사서(정형외과 처방약은 사지 않았다) 돌아 왔다.
왼쪽팔 통증은 서서히 사라졌다. 오후에는 벌관리 작업을 했고, 밤에 팔 통증은 없어졌는데, 난데 없이 딸꾹질을 밤새 했다. 잠을 못 잤다.
9일 오전부터 벌관리 작업을 댓시간 했다. 왼쪽손에 감각이 둔해졌다. 손날과 새끼손가락이 특히 그렇다. 게다가 왼손바닥에 부푸름이 생겼다. 저녁이 되면서 팔에 약간의 통증이 다시 왔다. 등에 있던 부푸름에 연고를 발랐는데 좀 사그러 들더니 다시 조금씩 되살아 나는 듯 하다.
대상포진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했다. 심각할 수도 있는 병이란 생각이 들었다.
10일 아침 일찍 피부과 병원에 갔다. 다시 약한 통증이 생겼다는 등 두어 마디 하고 바로 주사와 레이저 치료를 하고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가서 약을 받아 왔다. 왼쪽 팔은 통증 보다는 뻐근하다고 할까.
12일 아침 일찍 병원에 갔다. 언제쯤 나을 수 있냐니까. 의사가 웃는다. 1주일은 대상포진 바이러스 치료를 위해 항생제 위주의 치료를 하고 다음 주부터는 통증 치료를 한단다. 약국에서는 약사가 항생제 때문에 약값이 좀 비싸단다. 다음부터는 그렇지 않을거란다. 다른 정형외과적인 병은 아닐까? 은근히 의심스럽다.
15일 월요일 아침 병원, 1주일간 항바이러스 치료를 했으니 이제는 신경치료를 한단다. 1주일치 약을 처방해 줬다. 현재의 내 증상이 없어졌으면 좋겠다.
22일 월요일 아침 병원, 지난 1주일치 약을 먹었으나 별 차도는 없다. 통증은 없으나, 약간의 팔저림과 왼손 새끼손가락 부위의 감각 이상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시 주사를 맞고 1주일치 약을 받았다.
29일 월요일, 별 차도가 없다. 계속 병원에 다녀야 하나 고민 중, 의사에게 물었다. 혹 정형외과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단박에, 그냥 대상포진이란다. 주사 맞고 약을 1주일치 받았다.
일주일 후, 더 이상 병원에 가지 않았다. 완치된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많이 받는 것도 아니어서 그냥저냥 지내보기로 했다.
그 동안 음주를 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주의를 했는데, 지인과의 만남도 자제했더니 좀 심심하다.
잘 때 수족 저림이 조금 생겨서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