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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자전거길을 가다

조회 수 8 추천 수 0 2024.05.25 17:24:56

2024.05.06(월) ~ 05.10(금)

 

동해안 자전거길을 가다

 

얼마나 무모하고 위험한 일인지 깊이 생각했으면 실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냥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설레임이었다

 

처음부터 국토종주를 염두한 것도 아니었다
자전거 여행을 하고 싶었고, 하는 김에 멀리 사는 '친구 집에 가는 서프라이즈도 재밌겠다' 정도였다
길을 알아보니 결국 자전거길이었는데, 홍천이란 데가 경주에서 자전거로 가기에는 애매한 위치였다
4대강 국토 종주 자전거길을 경유하는 길은 멀고 불분명했다.
동해안 자전거길은 4대강 종주길 보다 길지 않으나 힘든 길인 듯했다
결국 동해안 자전거길을 선택했고, 3박4일이면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체력도 길러야겠지만 오르막 오르는 능력이 필요할 것 같아 연습을 하며 나름 자신감을 가졌다
작년(2023년) 가을에 실행하려 했으나 8월 뒤늦은 코로나에 걸리고 회복하는데 2개월이 걸렸고 정상적인 상태가 되는데 시일이 더 소요되었다
춥든 덥든 언제든 실행할 수는 있지만 신체적 나이가 있으니 괜히 무리해서 다시는 자전거를 타지 못하는 상황은 만들지 말아야겠기에 적절한 시기를 찾다가 5월 초중순을 선택했다
홍천 사는 친구도 나처럼 은퇴하여 집에서 취미 생활에 몰두해 있어 연락없이 가도 집에 있겠거니 여겼고

단톡방을 통해 대체적인 근황을 알 수 있는 상황이었고

없으면 없는대로 대처할 수 있으니 굳이 미리 연락하지 않았다

'서프라이즈' 니까
동해안 자전거길을 가면 인증센터를 거쳐 갈 수 있는데

이왕이면 인증수첩도 있으면 좋겠다 싶어 구입하여 인증센터 마다 멈춰 쉬면서 덤으로 도장 찍으며 갈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인증센터가 동해안 자전거길의 북쪽 끝인 고성 통일전망대에도 있다
나는 속초까지 가서 미시령을 넘어 홍천으로 갈 계획이었으나

조금(?) 더 가면 통일전망대 인증센터까지 갈 수 있겠다 싶어 좀 고민스러웠다

가는 길에 고성까지 가면 안될까?
내 예상으로 고성까지 갔다 홍천으로 가려면 최소 반나절이 더 필요했다
하루를 더 하기도 반나절을 당기기 위해 무리하기도 어중간했다
어쨌든 실제 상황에서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으니 속초까지 가서 판단하기로 했다
더해서 홍천에서 춘천을 경유하여 북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서울로 가서 아이한테 들러 하루 자고

국토 종주 자전거길을 따라 경주 집으로 돌아올 허황된 계획을 숨기고 있었다
자전거 체인과 타이어는 출발 1개월 전, 튜브와 브레이크 패드는 보름 전에 교체하고

구입한 안장가방과 탑튜브 가방에 적당한 무게의 내용물을 채우고 자전거에 장착해서

실제 라이딩을 해보며 자전거에 적응했다
그외 필요한 물품도 준비하고 출발 날짜를 5월 6일(월)로 정했다
6일까지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으나 거센 비가 아니면 일정대로 출발할 예정이었는데

다행히 6일 새벽에 비가 멈추었다
강건한 신체를 가진 것도 아니고 특별히 한 운동도 없는데

60대에 자전거를 하루 종일 며칠씩 타는 것이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닐까 걱정도 되었지만

가는 데까지 가보고 너무 무리다 싶으면 언제든 돌아올 생각이었다
아내의 근심어린 희미한 미소를 뒤로 하고 이른 아침 길고 낯설은 여행을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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